오래된 아파트를 구매하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 7

주차 문제는 도시의 고질병이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에는 계획, 설계 단계에서부터 지하 주차장을 확보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편이지만 오래된 아파트는 비좁은 지상 주차장만 제공하는 사례가 많다. 그마저도 부족해 입주자들의 차를 아파트 주변 골목길에 임시방편으로 주차해야 하는 지역도 많으므로 주차장 규모나 부근 골목의 주차 상황까지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낮 시간대에는 차량이 빠져나가 현실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우니 거주민 대부분이 귀가하는 저녁 시간대에 따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오래된 아파트를 살펴볼 때는 수압을 꼭 체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방과 욕실 기타 수도가 있는 공간을 각각 틀어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방법보다는 집 안의 모든 수도를 동시에 틀어 수압을 확인하는 것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전력이다. 오래된 아파트 중 일부는 전체 전기 용량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 오래된 설계, 건축 당시에는 오늘날 많이 사용하는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 컴퓨터, 제습기, 김치 냉장고 등의 용량을 계산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마트 기기와 가전제품이 넘쳐나는 오늘날의 가정집 기준에 못 미치는 전기 용량으로 인해 계약 전력을 넘거나 아파트 전체가 정전되는 사태에 이를 수도 있다.

오래된 아파트를 매매하고자 할 때 가장 걱정되는 문제를 꼽으라면 역시 노후화 문제일 것이다. 노후도가 심각하면 한겨울에 상하수도가 동파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하수가 잘 내려가지 않아 싱크대나 하수구는 물론 세탁기에서도 역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욕실에서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것은 온수다. 정확히 말하자면, 온수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체크해야 한다. 온수가 나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미지근한 물이 지속해서 나오는 경우라면 보일러나 온수 파이프, 혹은 온수 분배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결로는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결로가 발생하는 아파트라면 곰팡이가 생길 위험이 높고 습도가 높은 환경 때문에 쾌적한 생활이 불가능하다. 집 내부 어딘가에 스티로폼을 덧댄 곳이 있거나 베란다에 비닐을 씌워 놓은 경우, 계속해서 제습기가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는 집이라면 일단 경계해야 한다. 가구 뒤쪽으로 곰팡이가 보이거나 베란다 프레임에 물기가 만져진다면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복도식 아파트에서 외벽에 접해있는 세대라면 더욱 주의해서 확인하도록 하자.

오래된 아파트라 하더라도 집주인이 계속 거주해 온 경우라면 지속해서 환경을 개선하고 전체적, 혹은 부분적으로라도 꾸준히 리모델링을 해왔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집이 좋은 방향으로 유지, 보수되고 관리되었다는 뜻이다. 반면, 세입자만 계속해서 바뀌며 살아온 집이라면 그만큼 집주인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문제가 제대로 개선되지 못하고 눈 가리기만 되었을 위험성을 고려해야 한다.